미국의 딸을 만나러 온 60대 한인 여성이 입국심사서 "손주를 돌봐주러 왔다"고 했다가 구금후 추방된 가운데 비슷한 사정으로 미국을 찾는 한인들도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에 관광비자(B2)나 전자여행허가(ESTA)로 가족을 방문하는 것은 합법 입국이지만, 사업을 도와준다거나 명확한 이유가 없는 빈번한 입국은 거절의 사유가 될 수 있다.
이민전문 주디 장 변호사는 "가끔씩 방문하거나 짧은 기간 방문하는 경우, 혹은 비즈니스 등 정확한 목적으로 체류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목적이 없거나 잦은 방문은 입국심사 시 의심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한국에 직업이 없는 경우도 의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에 따르면 자녀를 돌봐주는 것은 엄연히 미국의 '아기돌봄서비스(내니) 시장' 일자리를 앗아간다는 것. '아기돌봄서비스'직도 미국 내 누군가는 돈을 받고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장 변호사는 "한국식으로 생각해 자녀를 돌봐준다고 대답하지 말고 대신 가족을 만나 먹고 즐기러 간다고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그는 "'노동'이 아닌 '관광' 목적임을 명심하고, 돈을 소비하고 즐기러 간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미국 방문 기간과 관련해, 해외(미국) 체류 기간 만큼은 한국에서 체류하기를 권장했다. 예를 들어, 3개월 미국에 체류했다면 적어도 3개월은 한국에 체류한 다음 다시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공항 내 입국심사에서 조사를 받게 될 경우에는 가족이나 변호사와 연락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2008년 11월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Visa Waiver Program)'에 가입돼 온라인으로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치면 ESTA를 발급받아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됐다.
이에 따라 90일간 관광·상용 등의 목적으로 체류할 수 있지만, 유학·취업·이민 등 기타 목적으로 활동할 수는 없으며, 미국 내에서 비자 체류신분으로 변경할 수도 없다. 위반 시에는 미국 정부에 의해 강제추방과 재입국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 박다윤기자-